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예술가, 되고 싶니?

1. 예술가가 되기위한 조건

by 파리예술가 2021. 12. 2.

유치원 때 부터 우리는 많은 창작물을 만들게 된다. 선생님이 시켜서 만들었던, 누군가를 놀리려고 만들었던, 내가 가지고 놀려고 만들었던, 누군가의 선물로 만들었건 참 많은 창작물을 만들게 된다. 그럼 그 모든 유치원생을 예술가로 불러도 될까? 혹자는 말한다. 아이들은 최고의 예술가라고. 정말일까?

내가 하나님을 믿지는 않지만 하나님을 믿는 그 누군가들은 이렇게 말한다.
'창조의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그와 똑같은 모습으로 창조하셨습니다.'
이 말을 한번 곰곰히 생각해보자. 창조의 하나님. 그가 우리를 그와 똑같은 모습으로 만들었다. 그럼 우리도 창조의 우리인가? 맞다. 우리는 창조본능을 타고 태어난다. 아 성경을 바탕으로 이런 결론을 내서 미안하다. 하지만 수 많은 성경 교리 중에서 내가 고개를 끄덕이는 구절이 이뿐이었다. 암튼 그래서 우리는 응애하고 태어날 때 부터 창조본능을 가지고 태어난다는 것이 성경의 의견이자 나의 의견이다. 다른 말로 우리는 만들기를 좋아한다. 그럼 이 세상 모두가 예술가일까?

조금만 더 서론을 길게 늘려보자면, 뭔가를 만든다고 예술가라고 하는게 그럼 맞을까? 에디슨을 예로 들어보자. 에디슨은 전기를 발명했고, 여기저기 조명을 설치하여 밤에도 이렇게 노트북 붙잡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었다. 그럼 에디슨은 설치 예술가인가? 아니다. 우리는 그를 발명가 혹은 과학자라고 말한다. 그럼 샤넬의 수장이었던 칼 라거펠트를 예로 들어보자. 그는 아름다운 여성복을 만들어 수 많은 여성들이 정신을 잃고 카드를 내밀도록 만들었다. 그는 예술가인가? 아니다. 우리는 그를 패션디자이너라고 부른다. 뭐든 신박하게 창작해내면 예술가인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! 그럼 우리는 무엇을 예술가라고 부르는가?

첫 번째, 예술가는 우선 무언가 만들어내는 사람이어야 한다.
- 선생님~~~
응 그래
- 다다이즘 시대를 지나면서 마르셸 뒤샹이 레디메이드라는 신사조를 가지고 와서 이제는 만들어내지 않아도 예술가로 불릴 수 있는 것 같던데 아닌가요?
응 그래, 니 똥 굵다.

만들어 내는 것은 무엇일까? (자꾸 이런저런 단어 제시하면서 이건 뭘까 저건 뭘까해서 미안한데, 이게 내 화법임 ㅈㅅ)
마르셸 뒤샹이 제시한 레디메이드 이야기가 나왔으니 이를 두고 이야기해보자. 레디메이드란, 정석 설명은 아니지만 야매로 설명해서 이해를 돕자면,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던 무언가에 새로운 관점으로 의미를 붙여 '이건 예술품입니다~' 하는게 레디메이드이다. (여기서 뒤샹의 '샘'사진 까지 가져와버리면 그냥 미술사 전문서적을 보는 것만 못한 글이 되니 그렇게 까지는 하지 않겠다만 궁금하면 뒤샹의 샘을 찾아보세요. ) 아무튼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은, 이들도 만들어져있는 물체를 가만히 들고만 왔지만 사실 잘 생각해보면 뭔가를 만들어냈다고 볼 수 있다. 번지르르한 말. 아주 아티스틱한 설명. 이걸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. 그래서 쉽게 뒤샹은 예술가가 창작해낼 수 있는 영역을 눈에 보이는 것 뿐만이 아니라 눈에 안보이는 것 까지 넓혀준 훌륭한 작가라고만 알면 된다. 뒤샹으로 논문을 쓸게 아니라면.

아무튼, 이렇게 예술가는 그림, 조각, 책, 글, 퍼포먼스 하다못해 설명이라도 만들어내기만 하면 되는 사람이다.

두 번째, '나는 예술가에요.' 라고 말하는 사람
이 조건은 아주 쉽다. 자동차 세차장에서 열심히 물을 뿌리는 사람도 '여러분 저는 자동차에 물뿌리는 퍼포먼스를 하는 예술가 입니다.' 라고 말하면 그는 예술가인거다. 반면 아까 예시로 든 칼 라거펠트처럼 청중 모두가 '오우 당신은 디자이너를 넘어 예술가의 지경에 도달했군요(황홀)' 하지만 '놉 아뇨 전 디자이너지 스튜피드 예술가가 아닙니다만'하면 그는 예술가가 아니다. 심플하죠?

세 번째, '당신은 예술가에요.' 라는 말은 듣는 사람.
- 엥? 뭐야 그럼 칼 라거펠트 예시는 뭐임? 장난함?
아니이 말을 좀 들어보세요 성격 급한 양반들아. 제 말은, 두 번째 조건에 부합하는 사람 중, 세번째 조건까지 부합해야 예술가라는 겁니다. 예? 아시겠어요?
다시 세차장 청년 예시를 들어보자. '여러분 저는 자동차에 물뿌리는 퍼포먼스를 하는 예술가입니다~~~' 라고 백년 천년 외쳐봤자 고용주가 '아니 넌 그냥 세차장 알바생일 뿐이야 적어도 내 사업장에서는 그렇단다.' 라고 말하거나 아니면 세차를 맡긴 차 소유자가 '아니요 당신은 우로 보나 좌로 보나 세차장 알바생입니다.' 라고 말한다면 그는 예술가가 될 수 없다. 예술가로 살기로 마음 먹었다면 우리는 '인''정' 받아야 한다는 거다.

네 번째, 나의 작업물은 청중에게 보여주는 사람
이 또한 앞선 조건들에 모두 부합하는 사람이 달성해야하는 조건이다. 즉, 나는 무언가 만들어내는 사람이고, 내 생각엔 내가 예술가인 것 같다. 그리고 남들도 나를 예술가라고 칭해준다. 그러면 이 사람은 이제 전시회를 해야한다는거다. 세 번째 조건에 부합하지만 전시회를 열지 않는다? 그럼 그는 예술가일 수는 있겠지만 공식적이지 않다고 말할 수 있다. 글쓰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'등단'이라고 부르더라. 우리도 그림으로 등단해야한다. 그게 전시회이다. 가장 좋은건 개인전이지만 이 척박한 세상에 개인전을 한 사람만 예술가로 부르는 일은 없어야 한다. 단체전만 했어도 예술가로 불러줘라. 내가 지금 그러니까.

나의 기준에서는 이렇게 네 가지 조건에 부합하는 사람을 예술가라고 생각한다. 고로 나는 예술가다. 이 글을 읽는 당신이 예술가가 되고 싶어서 나의 글을 찾아온거라면, 적어도 1년 뒤에는 예술가가 되어있기를 소망한다.
야 너도 예술가 될 수 있어!

본문과 아무 연결점 없는 센강 루브르 미술관 그리고 노을 빛 하늘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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